볶음, 조림, 무침, 구이 — 급식 메뉴 이름 읽는 법
식단표의 메뉴 이름은 아무렇게나 붙지 않습니다. 재료와 조리법을 조합한 짧은 규칙을 알고 나면, 이름만 보고도 오늘 급식의 맛과 질감이 그려집니다.
식단표에는 요리 이름이 짧게 적힙니다. 제육볶음, 감자조림, 시금치나물, 삼치구이처럼 대개 재료 이름 뒤에 조리법이 붙는 형태입니다. 이 규칙만 알면 먹어 보지 않아도 대략 어떤 음식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조리법은 맛뿐 아니라 영양과도 이어집니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익히느냐에 따라 기름의 양, 물에 빠져나가는 영양소, 소금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영양(교)사가 한 주 식단에서 조리법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신경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주 나오는 조리법들
볶음은 기름을 두르고 센 불에 빠르게 익히는 방식입니다. 재료의 수분이 덜 빠져 식감이 살아 있고 간이 겉에 붙습니다. 조림은 국물에 넣고 오래 끓여 간이 속까지 배게 하는 방식이라 부드럽지만 짠맛이 강해지기 쉽습니다. 무침은 대체로 데치거나 삶은 재료에 양념을 버무린 것이라 기름이 적고 재료 본래의 맛이 남습니다.
구이는 기름을 적게 쓰고 열로 겉을 익혀 향을 내는 방식입니다. 튀김은 기름에 완전히 담가 익히는 것이라 바삭하지만 열량이 높아 급식에서는 한 주에 나오는 횟수를 조절합니다. 찜은 수증기로 익혀 기름을 거의 쓰지 않고, 전은 반죽을 입혀 얕은 기름에 지지는 방식입니다.
이름 뒤에 붙는 숫자
메뉴 이름 뒤에 괄호로 붙은 숫자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숫자는 그 음식에 들어간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가리키는 표시입니다. 번호마다 정해진 식품이 있어서,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은 이름을 다 읽지 않고도 숫자만 보고 피할 수 있습니다.
숫자는 장식이 아니라 안전장치입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에게는 이 표시가 그날 무엇을 먹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없는 학생에게도 내가 먹는 음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있는 정보가 됩니다.
한 끼의 구성 읽기
한국 학교급식의 기본 형태는 밥, 국, 주찬, 부찬, 김치에 후식이 더해지는 구성입니다. 밥은 에너지를, 주찬은 단백질을, 부찬과 김치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맡습니다. 국은 수분과 함께 부족한 재료를 채우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식단표의 한 줄을 읽을 때 메뉴 이름 하나가 아니라 그날의 조합을 함께 보면 왜 그 메뉴가 그 자리에 있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튀김이 나온 날 국이 맑고 부찬이 나물인 이유, 고기 주찬이 없는 날 두부나 달걀이 등장하는 이유는 모두 이 구성 안에서 균형을 맞춘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