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역사

급식에 우유가 늘 따라오는 이유

2026.09.04 · 6분 읽기

우유는 한국 학교급식에서 가장 오래된 품목 중 하나입니다. 영양 정책과 농업 정책이 겹쳐 있는 자리라, 우유를 둘러싼 이야기는 생각보다 깁니다.

급식판 옆에 놓인 흰 우유는 너무 익숙해서 왜 있는지 묻게 되지 않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학교급식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자리는 다른 어떤 식품과도 다릅니다. 밥이나 반찬처럼 식단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별도의 사업으로 관리되는 품목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학교급식의 출발 자체가 빵과 우유였습니다. 전후 원조 물자로 시작된 급식에서 우유는 가장 이른 시기부터 등장했고, 이후에도 성장기 학생에게 칼슘과 단백질을 공급한다는 목표 아래 꾸준히 자리를 지켜 왔습니다.

영양 정책이면서 농업 정책

학교우유급식은 교육 정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낙농 산업의 안정적인 수요를 만드는 역할도 함께 합니다. 학생에게 우유를 공급하는 일과 국내 낙농가의 판로를 확보하는 일이 같은 사업 안에 들어 있는 구조입니다.

이 이중성 때문에 우유급식은 종종 논쟁의 대상이 됩니다. 남는 우유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면 학생의 선택권 이야기가 따라 나오고, 여기에 낙농 산업 이야기가 겹칩니다. 어느 한쪽만 보면 답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문제입니다.

못 마시는 학생들

유당불내증이 있는 학생은 우유를 마시면 배가 아프거나 속이 불편해집니다. 우유 단백질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에게는 더 분명한 위험이 됩니다. 채식을 선택한 학생, 종교적 이유로 유제품을 피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우유급식을 희망하는 학생만 신청하도록 하거나, 발효유나 두유 같은 대체 품목을 함께 제공하는 학교가 늘고 있습니다. 남은 우유를 억지로 마시게 하는 대신 처음부터 필요한 만큼만 공급하자는 방향입니다.

남은 우유는 어디로 가나

우유는 잔반 문제에서도 특별한 품목입니다. 밥이나 반찬과 달리 포장된 채로 남기 때문에 눈에 잘 띄고, 유통기한이 짧아 다시 쓸 수도 없습니다. 급식실 한쪽에 쌓인 우유팩은 그 자체로 낭비의 상징처럼 보입니다.

이 문제를 줄이는 방법은 결국 두 가지입니다. 마실 사람에게만 주는 것, 그리고 마시고 싶게 만드는 것입니다. 신청제 전환이 앞의 방법이라면, 우유를 활용한 조리 메뉴를 늘리거나 대체 유제품의 선택지를 넓히는 것은 뒤의 방법입니다.